사도행전 10장
단락 구분
(1) 고넬료가 본 환상(1~8)
(2) 베드로가 본 환상(9~16)
고넬료가 본 환상(1~8)
1~2절
누가는 고넬료에 대한 정보를 우리에게 제공한다. 그의 직업과 신앙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가 되고 있다.
가이사랴는 해변도시로, 거주자 대부분이 이방인이었다. 바로 앞의 배경인 욥바는 대부분의 거주자가 유대인이었다 하지만 누가의 초점은 이제 대다수의 거주자가 이방인인 도시로 옮겨져 있다. 사도행전에서 가이사랴는 여러 번 언급이 되었는데, 빌립이 이곳에서 복음을 전했고(8:40), 사울이 살해의 위협을 받고 성도들의 도움을 받아 자기 고향 다소로 돌아가기 위해 거쳐 갔던 도시이다(9:30). 이 도시에 당시 그리스-로마 도시로 원형경기장, 마차 경주장, 로마 황제에게 바쳐진 성전 등이 있었다.
고넬료는 가이사랴에 주둔해 있는 이탈리아 부대의 백부장이었다. 여기서 부대(‘스페이라’ speira)라는 단어는 약 600명으로 구성된 부대를 가리키며 백부장은 여기서 언급된 부대(‘스페이라’)의 하위 부대를 구성하고 있는 100명의 군인을 통솔하는 자이다. 백부장은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에서 긍정적으로 묘사되고 있다(눅 7:1-10; 행 27:43-44).
여섯 명의 백부장 중 한 명.
-로마 시민권자는 praenomen(경식), nomen(김), cognomen의 세 부분(pnc)으로 이루어진 이름을 가지고 있었는데 고넬료(가족 이름)라는 이름은 그중에서 두 번째 인 nomen에 해당하는 이름이다. 바울은 cognomen이다.
<참고> 로마의 시민권자로서 바울은 3개의 이름을 소유.
2절
<2절>은 고넬료의 신앙에 관한 내용을 제시한다. 그는 ‘경건하여 온 집안과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며 또한 많이 구제하며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는 사람이었다.’ 고넬료에 대한 소개는 9장 후반부(행 9:36)에 등장하는 다비다의 소개와 매우 흡사하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God-fearers) , 할례를 제외한 유대인의 모든 풍습을 수용하고 지키는 자. “안식일 준수, 음식법 준수, 회당 참석, 기도, 구제” 하나님을 경외하던 이방인들이 하던 일이다.
-고넬료는 이방인으로 할례를 받고 유대교로 개종하지는 않았지만, 정기적으로 회당에 출석하며 유대교의 율법을 따라 살려고 했던 사람 즉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였다. 그는 백성을 많이 구제하던 사람이다. 여기서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에서 “백성”이라는 단어는 유대인들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그는 유대인들에게 구제를 베푸는 사람이었다.
3~4절
3절에서 환상의 도입부가 소개된다. 고넬료가 환상을 본 시간은 제 구 시였다. 제 구시는 유대인들이 기도하는 시간이었다(행 3:1).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였던 고넬료는 유대인들의 풍습을 따라 유대인들의 기도시간에 기도하고 있었다.
당시 성전에서는 오전 9시, 오후 3시에 두 번 제사가 있었다.
그는 ‘환상 중에 밝히 본다(Acts 10:3 ei=den evn o`ra, mati fanerw/j).’ 이렇게 고넬료가 환상을 본 상태는 뒤에 이어지는 베드로가 황홀한 중에(10절) 환상을 본 것(Acts 10:10 evge, neto evpV auvto.n e;kstasij, amazement, vision, 엑스타시)과 대조를 이룬다.
고넬료: 밝히 보다
베드로(10): 황홀한 중에, 비몽사몽간에
사도행전에서 기도는 <성전>에서 드리는 것으로 묘사가 되었지만(행 3:1), 누가는 고넬료의 경우 <집>에서 기도를 했다고 기록한다(10:3, 30).
5~8절
고넬료는 욥바에 있는 베드로를 초청해 오라는 명령을 받는다. 이 환상 가운데 알려지지 않은 것은 베드로를 가이사랴로 초청하는 이유이다. 하나님의 천사는 왜 베드로를 데려와야 하는지를 설명해 주지 않는다.
그러나 고넬료는 자기 집에 있는 두 명의 종들과 한 명의 경건한 군인을 보내 베드로를 데려오려고 즉시 보낸다(7절). 이런 고넬료의 신속한 반응은 뒤에 나오는 베드로의 주저하는 모습과 대조를 보인다(17, 20절).
고넬료가 보낸 사람들은 하룻길(9) 걸린 거리를 베드로는 이틀에(23) 걸려서 갔다.
베드로가 본 환상(9~16)
이방 선교의 문은 하나님께서 여신 것이다. 베드로가 계획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것이다. 하나님이 환상을 보여주셨기에 베드로가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했다.
9~10절
누가는 시간의 변경과 함께 장소의 변경을 소개한다. 가이사랴에서 욥바로 장소가 바뀌는 것을 ‘이튿날’이란 어구와 함께 도입한다.
베드로는 기도하기 위해서 지붕에 올라가는데 제 육시였다. 육시는 정오를 가리키는데 유대인들은 성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에 삼시, 육시 그리고 구시를 기도하는 시간으로 지켰다(참고 시 55:17; 단 6:1). 초대교회의 성도들은 이런 유대인들의 기도시간을 그대로 지키고 있었다.
지붕 위는 평평하게 생겨 있었고, 지붕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올라가 기도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지붕은 사람들의 왕래가 없는 곳이었고 또 구약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종종 기도의 장소로 사용하던 곳(왕하 23:12; 느 8:16; 렘 19:13; 습 1:5)이기 때문에, 베드로도 이 장소를 기도하는 장소로 삼았다.
유대인들은 보통 아침에 식사를 하지 않고 하루를 시작하기 때문에 베드로가 기도할 때쯤 허기가 졌을 것이다. 베드로가 환상을 본 상태는 고넬료가 환상을 본 상태와 다르다. 고넬료는 깨어있는 상태에서 환상을 본 반면, 베드로는 ‘황홀한 중에’ 환상을 보았다. 즉 그는 꿈을 꾸는 상태로 환상을 보았다.
11~12절
<하늘이 열리며>
베드로가 환상을 볼 때 하늘이 열리는 장면을 본다. 하늘이 열리는 장면은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실 때도 나타난 현상이다(눅 3:21). 스데반이 환상을 볼 때도 하늘이 열렸다(7:56). 하늘이 열리는 현상은 환상 중에 자주 등장하는 현상이다(요 1:51).
베드로는 하늘에서 그릇 같은 것이 큰 보자기 같은 모양으로 네 귀가 매어 땅에 드리우는 것을 본다. 그 안에 든 것들의 목록인 ‘땅에 있는 각종 네 발 가진 짐승과 기는 것과 공중에 나는 것들’은 창세기 1장 24절(“가축과 기는 것과 땅의 짐승”)과 창세기 6장 20절(“새.. 가축.. 땅에 기는 모든 것”)에 언급된 모든 동물들을 가리키는 표현이며 유대인들의 관점에서 볼 때 정결한 동물과 부정한 동물 둘 다를 포함한 목록이다(14절, 참고 레 11:1-47).
정결한 것과 부정한 것이 함께 있었다.
13~14절
<잡아먹으라 Acts 10:13 qu/son kai. fa, ge>
환상 중에 난 소리는 베드로에게 그릇 안에 있는 것들을 잡아먹으라는 것이다. ‘잡아먹으라’는 말 가운데 ‘잡아’라는 동사는 희생 제물로 도살해서 먹으라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좀 더 일반적인 의미로 ‘죽여서’ 먹으라는 말이다.
베드로의 대답은 부정적이다. ‘속되거나 깨끗하지 않은 것은 결코 먹지 않았다’고 말하며 먹기를 거부한다. 베드로는 그릇 가운데 있는 속되지 않고 정결한 것을 골라 먹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것마저도 먹기를 거부하는 인상을 준다. 이것은 부정한 짐승이 정결한 짐승과 접촉을 하면 부정하게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결국 그릇 안의 모든 음식들이 부정하다고 베드로는 생각한 것이다.
15~16절
베드로의 환상에서 들린 두 번째 소리가 소개된다. 그 음성의 내용은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는 것이다.
환상 때문이 아니라 환상에 대한 해석 때문에 베드로가 움직인 것이다. 환상은 항상 해석되어야 한다.
이 음성에 대한 글을 읽는 사도행전의 처음 독자들은 아마도 예수께서 하신 음식법에 관한 가르침을 생각했을 수도 있다(막 7:19). 하나님이 깨끗하다고 선포하신 것을 속되다고 하지 말라는 환상 중의 음성은 베드로가 고넬료의 집에 들어가 그에게 복음은 전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유대인들은 이방인을 부정하다고 생각했으며 이방인의 집에서 만들어지는 음식은 율법에 따라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부정하다고 간주했다. 그러나 이 음성은 베드로가 유지하고 있던 음식법과 정결 법의 울타리가 무너지게 하는 계기가 되며 그가 이방인인 고넬료의 집을 방문하는 계기가 된다(참고 행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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